토마토케첩과 미국 남북전쟁 알아보기

토마토케첩이 어떻게 전 세계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는지 알고 계십니까? 토마토케첩은 흥미로운 탄생 비밀이 있는데요 토마토케첩과 미국 남북전쟁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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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는 글

여러분은 햄버거나 감자튀김을 먹을 때 주로 어떤 소스를 함께 드시나요? 머스터드 소스나 토마토케첩이 대부분일 텐데요 이 중에서 토마토케첩이 어떻게 만들어지게 된 음식인지 알고 계신가요?

토마토케첩은 서양식 햄버거를 먹을 때는 물론이고 오므라이스를 먹을 때도 계란말이 위에 빠지지 않고 뿌려서 먹고 있으며 핫도그를 먹을 때도 설탕을 묻혀서 먹거나 토마토케첩을 뿌려서 먹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또한 한국인의 대표 간식인 떡볶이를 만들 때도 매운맛을 줄이기 위해 케첩을 사용하기도 하는 것을 보면 토마토케첩이 이젠 더 이상 서양식 소스가 아닌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관계가 있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이제는 한국사회에서도 대중적으로 먹고 있는 토마토케첩의 유래와 탄생 배경 등에 대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2. 토마토케첩의 기원

토마토케첩은 미국에서 발달한 소스입니다. 미국은 이민자의 나라인 만큼 음식 역시 대부분 외국에서 전해져 미국화되었는데 토마토케첩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러면 토마토케첩은 원래 어느 나라 음식이었을까요? 엉뚱하지만 아시아의 생선 액젓이 그 뿌리입니다. 베트남의 넉맘, 태국의 남쁠라, 우리나라의 까나리 액젓과 같은 생선 베이스의 소스들이 변하고 변해서 지금의 토마토케첩이 됐습니다.

케첩의 원조가 생선 액젓이었다는 말, 너무나 뜻밖이라 믿기 어렵겠지만, 케첩이라는 이름 자체가 그 증거입니다. 케첩의 어원은 중국어 사투리인데 우리말로 규즙이고, 중국 남부 방언으로 쾨츱으로 발음되는 한자가 변해서 케첩이 됐습니다.

그런데 아시아, 특히 동남아의 생선 액젓이 어떻게 지금의 토마토케첩으로 변하게 된 것일까요? 아시아에서 시작되어, 유럽을 거치고, 미국으로 전해져 소스로 바뀌기까지는 수많은 사연과 곡절이 있었는데 그중에서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은 바로 미국의 남북전쟁이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케첩의 변신 과정을 간단하게 알아보겠습니다.

 

3. 향신료와 생선 액젓 무역

약 400년 전인 17세기, 서양 세력이 아시아로 몰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후추와 생강, 계피 같은 향신료를 찾아서 왔는데 당시 유럽에서 일부 향신료는 같은 무게의 금값과 맞먹을 정도로 비쌌습니다.

그 때문에 중계 무역지인 아랍을 거치지 않고 동남아에서 직접 향신료를 가져가면 막대한 이익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유럽은 아프리카를 돌아 중동을 우회해 직접 아시아로 오는 새로운 항로를 찾았고 식민지 개척에도 열을 올렸던 것입니다.

이 무렵, 영국 동인도 회사에서는 향신료 이외에 새로운 무역 품목을 발견했는데, 바로 생선 액젓이었습니다. 생선 액젓을 유럽에 가져가면 큰돈을 벌 수 있었는데 동남아의 값싼 생선 액젓이 왜 그토록 수익성이 높았던 것일까요?

그리고 유럽인들은 왜 싸구려 생선 액젓을 그렇게 비싼 값에 사 먹었던 것일까요? 일단 당시 유럽에는 감칠맛을 내는데 최고인 생선 액젓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과거 로마시대에는 가룸이라는 생선 젓갈이 있기는 했었습니다. 그러나 로마제국이 멸망하면서 유럽이 폐쇄적인 중세 봉건시대로 접어들었고, 동시에 로마의 해군력이 무너지면서 지중해에서 해적들이 판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생선 젓갈의 생산과 교역이 중단됐고, 유럽에서 생선 액젓은 극소수 지역에만 남고 사라졌습니다.

 

4. 생선 액젓이 수익성 높았던 이유

동남아 생선 액젓이 수익성이 높았던 또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후추 같은 향신료는 이미 널리 알려졌기에 동남아 현지에서도 값이 싸지 않았습니다. 반면 생선 액젓은 헐값에 사들여 비싼 값에 팔 수 있었기에 엄청난 이익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영국 동인도 회사가 생선 액젓 무역에 열을 올렸던 이유입니다. 바다 건너 유럽에 전해진 생선 액젓은 로마시대 이후 다시 등장한 생선 젓갈인 데다 동양의 신비한 조미료였던 만큼, 향신료 못지 않게 값이 엄청 비쌌습니다.

그러면 유럽인들은 이 새로운 조미료를 어떻게 먹었을까요? 값이 비싼 만큼 아끼고 또 아껴가며 먹었을까요? 그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고가의 생선 액젓에 다른 값비싼 음식재료를 섞어 양을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5. 유럽인의 생선 액젓 활용법

유럽에서는 값비싼 해산물인 굴을 넣었고, 버섯과 호두 등의 견과류를 비롯해 여러 가지 식재료를 섞었습니다. 그러면서 값비싼 수입 생선 액젓의 비중을 줄이면서 굴 케첩, 버섯 케첩, 호두 케첩 등 다양한 케첩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케첩이 만들어지면서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던 케첩은 없었습니다. 토마토케첩이 만들어진 것은 19세기 후반, 미국에서였습니다. 19세기 초까지만 해도 유럽과 미국에서는 토마토를 잘 먹지 않았습니다. 남미에서 유럽을 거쳐 북미로 전해진 빨갛고 노란 열매에 독이 들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6. 토마토 케첩의 탄생 배경

미국인들이 이런 토마토를 먹게 된 것은 1861년에 일어난 남북전쟁이 계기가 됐습니다. 4년 동안 지속된 전쟁으로 농지는 파괴되고 황폐해졌습니다.

민간인들은 그동안 가축 사료로나 쓰던 유럽산 순무와 동부콩 등을 먹으며 연명했습니다. 이때 주목받은 작물이 토마토였습니다. 실제로는 영양가가 높고, 배도 부른 데다, 빨리 자라기 때문에 대체 식량으로 안성맞춤이었습니다.

그런 만큼 남군과 북군과 모두 토마토를 통조림으로 만들어 군인들에게 식량으로 보급했고, 군인과 민간인 할 것 없이 토마토에 입맛이 길들여졌습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중산층 가정에서나 먹던 굴 케첩이나 버섯 케첩을 대신해 값싼 토마토를 넣은 토마토케첩이 만들어졌고, 서민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7. 맺음말

전쟁 직후 토마토케첩 생산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불량 제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하인드라는 업체에서 발상의 전환을 통해 이 난국을 헤쳐 나갔습니다.

투명 용기에 토마토케첩을 담아 불량식품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던 것입니다. 동남아의 생선 액젓이었던 케첩은 이렇게 숱한 우여곡절과 발상의 전환을 거치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소스가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