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가 미국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 같은데 환타는 언제 어느 나라에서 만들어졌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폐기물을 이용해 만들어낸 환타의 탄생 비화를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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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는 글
우리나라에는 오렌지, 사과, 포도, 파인애플 맛 등의 환타가 있는데, 세계적으로는 지역에 따라 맥주 맛, 딸기 맛, 구아바 맛 등 종류가 200가지가 넘는다고 합니다.
환타는 맛의 종류가 도대체 왜 이렇게 많을까요? 물론 제조회사의 상품 전략이겠지만 유래는 뜻밖에도 전쟁에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굳이 특정회사의 상품을 오늘 이야기의 주제로 잡은 이유는 우리가 무심코 마시는 환타라는 탄산음료 속에 한 번쯤 짚어볼 만한 전쟁의 역사가 담겨 있기 때문인데, 흥미롭지만 한편으로는 불편하면서도 서글픈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독일 내 코카콜라의 위상
환타는 코카콜라라는 미국 회사에서 만드는 탄산음료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생겨난 청량음료인데, 전쟁이 일어나기 전인 1930년대 미국의 코카콜라가 독일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코카콜라는 예나 지금이나 본사에서 콜라 원액을 공급하고 현지 보틀링 공장에서 배합하는 방식으로 콜라를 생산합니다. 제2차 대전 직전까지 독일 현지에 43곳의 보틀링 공장과 600여 곳의 공급처가 있었다고 하니 코카콜라가 독일에서 얼마나 인기였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3. 콜라를 마시지 못하게 된 독일의 대응
독일이 선전포고를 하기 전 연합국을 지원하는 미국과 독일의 갈등과 분쟁이 심해졌습니다. 결국 미국의 경제제재로 두 나라 사이의 교역이 중단됐고, 코카콜라는 독일 현지에서 철수합니다.
당연히 콜라 원액의 공급이 끊겼고 독일에서의 콜라 생산과 판매도 중단됐습니다. 콜라는 적국인 미국의 탄산음료로 독일 정부 차원에서 마시지 못하게 할 수도 있었지만 이미 콜라 같은 탄산음료가 이미 독일인의 입맛을 사로잡았기 때문에 생산 중단으로 공급이 끊기면 미국에 대한 적개심이 커지는 것보다는 국민들의 사기가 떨어질 수 있었기에 대안을 찾아야 했습니다.
나치 정부는 독일을 비롯해 유럽 점령지에 있는 적국 자산인 코카콜라의 생산시설을 비롯한 모든 자산을 몰수하면서 전쟁 전 코카콜라 독일 법인 책임자였던 막스 카이크라는 사람을 몰수 자산의 관리 책임자로 임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원액 공급이 중단된 미국의 콜라를 대신할 수 있는 탄산음료를 생산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콜라 원액은 미국 본사를 통해서만 공급됐기에 전쟁 중 독일 점령지에서는 어디에서도 원액을 구할 수 없었습니다.
원액을 만드는 제조법은 비밀로 부쳐져 있었기에 비슷한 모조콜라, 즉 짝퉁 콜라를 만들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책임자인 막스 카이트는 제조법을 알 수 없는 콜라 대신 독일에서 만들 수 있는 대체 소프트드링크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았습니다. 독일이 비록 유럽 대륙 대부분 지역을 점령하고 있었지만, 바다를 봉쇄당했기에 설탕을 비롯해 탄산음료를 만드는 원료를 조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패색이 짖어지는 독일에서 대부분 물자는 공업용, 군수용으로 배정됐을 뿐 탄산음료를 만드는 용도로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혹시 원료를 구하더라도 대량생산을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양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기에 유럽 내 점령지에서 구할 수 있는 원료, 그것도 다른 용도로 쓰기 어려운 원료 외에는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독일은 과학기술이 발달한 나라였고 공업 선진국이었습니다. 제2차 대전 당시 독일은 전자공업이 발달한 영국, 기계공업이 발전한 프랑스와 달리 화학공업 강국이었습니다.
그랬던 만큼 새로운 대체 탄산음료를 만들 때도 화학기술을 이용해 무에서 유를 창조해 냈습니다. 식품 폐기물을 이용해 새로운 소프트드링크, 환타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
4. 환타는 무엇으로 만들었을까?
가정에서 리코타 치즈를 만들어 보신 분들이면 알 수 있을텐데 우유에서 치즈와 버터, 즉 단백질과 지방 성문을 빼고 나면 노르스름한 맑은 액체가 남습니다.
이 물을 유장이라고 하는데 맛을 보면 오렌지 맛이 살짝 느껴집니다. 최초의 환타 오렌지는 이렇게 오렌지 맛이 나는 우유 찌꺼기, 유장을 이용해 만들었다고 합니다.
환타 애플도 비슷합니다. 유럽에서는 사이다를 많이 만들어 마시는데 사이다는 원래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탄산음료라는 뜻이 아니라 사과술을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사과에서 즙을 짜내 사과술을 만들고 나면 부산물로 사과 섬유질이 남는데 이 남은 찌꺼기를 활용해 사과 맛 탄산음료, 환타 애플을 만들었습니다.
다양한 맛의 환타는 이렇게 곳곳에서 식품 부산물로 만들어 낸 결과물이라고 합니다. 세계적으로 200종류가 넘는 맛의 탄산음료가 생겨난 배경입니다.
5. 환타 이름의 유래 및 독일의 환타 활용법
환타라는 음료가 생겨난 배경이 엉뚱하면서도 환상적인데, 환타라는 상품 이름의 유래도 재미있습니다. 환타는 독일어로 환상이라는 뜻의 단어, 판타지에서 비롯됐습니다.
얼핏 폐기물에서 인기 소프트드링크를 창조해 낸 기술력이 환상적이어서 상품 이름이 환타가 됐을 것 같지만 그게 아닙니다.
신제품을 만든 이후 책임자가 환상적인 브랜드명을 생각해 보라며 닦달했는데 당연히 독일어로 판타지를 외쳤을 것이고 여기서 착안해 환타라는 상품명이 생겼습니다.
어쨌든 2차 대선 중 식품 폐기물에서 만들어 낸 소프트드링크, 환타는 독일군의 사기를 높이고 독일 국민의 전쟁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데 기여했을까요?
대답하기가 조금 애매한데, 전쟁 중 환타는 청량음료보다는 조미료로 더 많이 쓰였기 때문입니다. 2차 대전 중 독일은 해상봉쇄로 설탕 공급이 거의 끊겼습니다.
음식 만들 때 단맛을 낼 수 있는 방법은 환타가 거의 유일했는데, 이는 군인들과 아이들을 위해 그나마 환타에 설탕이 조금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부들이 환타를 청량음료가 아닌 주로 조미료로 활용했다는 것입니다.
6. 맺음말
환타는 코카콜라라는 미국 회사에서 만드는 탄산음료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중에 생겨난 청량 시원한 청량감을 느끼자고 마시는 청량음료인데 그 탄생 배경에는 반대로 전쟁 중 보통 사람들이, 특히 패전국 국민이 겪어야 할 고난과 고통이 압축적으로 녹아 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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