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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상식 및 사회문제

전쟁이 만들어낸 영화관 팝콘의 유래 알아보기

by 이슈 분석 2023. 3. 13.

영화관 하면 떠올리는 음식이 무엇입니까? 아마도 팝콘일 텐데요. 팝콘이 제2차 세계대전의 부산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까? 전쟁이 만들어낸 영화관 팝콘에 담긴 흥미로운 이야기를 소개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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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는 글

여러분들은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때 주로 무엇을 드시나요? 우리들 대부분은 팝콘을 먹을 겁니다. 물론 나초도 있고 오징어 직화구이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팝콘의 보조일 뿐 간식의 주인공은 팝콘일 겁니다.

그런데 더 맛있는 스낵이나 간식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영화관에서만큼은 팝콘을 먹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까? 영화관에서 팝콘문화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팝콘이 어떻게 세계적인 인기 간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2. 전쟁이 만든 영화관 팝콘 문화

영화관 팝콘은 뜻밖에도 전쟁이 만들어 낸 문화입니다. 제2차 세계 대전, 특히 일본의 진주만 공격으로 시작된 태평양 전쟁 때문에 영화관에서 팝콘을 먹게 됐습니다.

태평양 전쟁과 팝콘, 영화가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요? 제2차 세계 대전 이전까지만 해도 영화관에서는 팝콘을 먹기는커녕 가지고 들어갈 수도 없었습니다.

영화표 검사 때 팝콘이 있으면 입장을 거부당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황당한 소리처럼 들리시겠지만, 당시 시대상황 그리고 영화관람 문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영화산업 초창기인 1920년대, 무성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사람들이 극장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이 무렵 영화는 지금처럼 전용 상영관이 아닌 연극을 공연하는 극장에서 상영했는데, 연극이나 오페라 뮤지컬을 볼 때와는 달리 간식을 먹으며 볼 수 있었기에 인기가 높았다고 합니다.

이때는 주로 달콤한 쿠키나 사탕을 먹었던 반면 팝콘은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예전 극장은 카펫 등이 깔리는 수준 높은 문화시설이었기에 팝콘을 먹으면 자칫 극장이 지저분해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3. 팝콘이 미국에서 구박당한 이유

팝콘이 왜 본고장인 미국에서 그토록 구박받았던 것일까요? 그 이유는 팝콘이 미국 역사에서 독특한 음식이었기 때문입니다. 팝콘은 지금까지 남아있는 몇 안 되는 미국 원주민 음식입니다.

북미 원주민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튀긴 팝콘을 양식으로 살았습니다. 처음 미국 땅을 밟은 초기 개척민들에게 이웃 인디언 원주민의 추수감사절 선물로 전한 것도 사슴 가죽 가방에 담아 온 팝콘이었습니다.

개척민들은 이 팝콘을 먹으며 굶주림을 면했고 추운 겨울 속에서 살아남았습니다. 이후에도 개척민들은 원주민들에게 옥수수 재배법을 배워 만든 팝콘을 식사대용으로 삼았습니다.

이처럼 초기의 팝콘은 심심풀이 간식이 아니라 지금의 시리얼처럼 빵 대신 먹는 대체식량이었습니다. 팝콘은 배고팠던 시절, 미국인들을 굶주림에서 벗어나게 해 준 고마운 구황식품이었지만 뒤집어 보면 우리나라가 가난했던 시절 먹었던 꽁보리밥이나 수제비처럼 가난의 상징과도 같은 식품이었습니다.

게다가 인종차별이 심했던 미국에서 팝콘은 멸시의 대상이었던 아메리카 원주민, 인디언의 음식이었습니다. 그랬던 만큼 팝콘의 위상은 지금과는 전혀 달랐고, 가난한 사람들이 아니면 먹지 않았습니다.

 

4. 팝콘의 부상

팝콘이 1930년부터 미국에서 널리 퍼졌습니다. 1929년 10월 말 시작해 10년에 걸쳐 지속된 대공황 때문인데, 거리에는 실업자가 넘쳐났고 가정은 무너졌으며 많은 사람들이 굶주림에 시달렸습니다.

이 무렵 주머니가 가벼워진 사람들이 그나마 사 먹을 수 있었던 음식이 팝콘이었습니다. 한 봉지에 5센트 정도였기에 팝콘으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제과업체들은 불황으로 파산을 면치 못했지만, 거리에는 팝콘 포장마차들이 넘치며 오히려 호황을 누렸습니다. 여기까지가 강냉이튀김, 팝콘이 미국에 퍼지게 된 일차적 배경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의 음식이었던 팝콘이 영화관을 점령한 계기는 제2차 세계대전입니다. 1941년 12월 7일 일본의 진주만 공습으로 태평양 전쟁이 시작됐고 이듬해인 1942년 상반기 일본군이 당시 미국의 식민지였던 필리핀을 점령했습니다.

이로 인해 군사적으로는 일본 제국에 동남아 해상운송로를 내줬고 정치적으로는 태평양에서 미국 영향력의 상실을 의미했지만, 경제적으로도 일부 물자의 심각한 부족현상을 불러와 미국인의 생활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전쟁 전, 미국은 필리핀에서 설탕을 수입했는데 일본의 필리핀 점령으로 수입이 끊겼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전쟁으로 인한 화물선의 징발과 노동력 부족으로 하와이 등에서의 설탕 운송도 제한 받았습니다.

그 결과 미국 본토에 들여오는 설탕 수입량이 전쟁 전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처음으로 식량인 빵이나 연료인 석유도 아닌 설탕을 제1호 전시 배급품목으로 지정했습니다.

설탕은 우선적으로 공업용과 군수용으로 공급됐고 나머지는 민간에 제한적으로 배급됐습니다. 이때부터 군납용을 제외하고는 설탕이 원료로 들어가는 과자나 사탕, 껌, 초콜릿, 탄산음료 등은 생산이 중단되거나 설탕 없이 만들어야 했습니다.

전쟁으로 달콤함이 사라진 세상이 된 것입니다. 이때 틈새를 비집고 영화관으로 들어온 것이 팝콘이었습니다.

 

5. 맺음말

전시 스트레스를 풀어 줄 오락 수단으로 영화가 유행했지만, 달콤한 과자가 사라진 세상에서 영화를 보며 먹을 수 있는 간식은 팝콘밖에 없었습니다. 이때부터 영화는 팝콘을 먹으며 보는 것으로 문화가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종전 후 미국의 소프트파워가 세계로 퍼지면서 팝콘은 영화관의 필수 아이템이 됐습니다. 영화관 팝콘에도 태평양 전쟁의 흔적이 남아 있다는 사실, 전쟁은 사소한 일상생활까지도 바꿔 놓는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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