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보다 보면 가끔 '아그레망'이라는 용어를 들을 때가 있는데 많은 사람들은 외교관계에서 사용하는 용어이고 해외 대사관에 대사를 파견하는 데 있어 필요한 절차 정도로 이해하고 있을 텐데요, 아그레망이 국가 간 외교관계에서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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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레망(agrement)의 사전적 의미
아그레망이란 새로운 대사나 공사 등 외교사절을 파견할 때 상대국에게 얻는 사전 동의를 의미합니다.
외교사절을 파견하려고 할 때 상대국의 사전 동의가 필수인데 이 동의를 프랑스어로 아그레망(agement)라고 하며 영어의 agreement와 동일한 의미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agrement'라는 용어는 프랑스어에서 유래되었고 '수락하다' 또는 '승인하다'를 의미하는 프랑스어 동사 'agreer'에서 파생된 것입니다.
통상 외교사절을 받아들이는 것은 접수국의 권한으로 특정 이유를 내세워 기피할 수 있는데 라틴어 법률 표현인 페르소나 논 그라타(perosons non grata, 환영받지 않은 인물)로 '기피인물'이라는 뜻으로 아그레망을 거절당한 사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외교용어에는 왜 프랑스어가 많을까요?
프랑스어가 EU나 UN 등 국제기구에서 아직까지 영어와 함께 공식 언어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1618년 가톨릭 구교와 프로테스턴트 신교를 지지한 제후들 간 벌어진 30년 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1648년 30년 전쟁 결과 가톨릭을 강요한 신성 로마제국의 패배로 끝났고 신성로마제국을 중심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던 국가별 관계를 풀고 전후 질서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충돌이 발생했고 전쟁이 끝나기 전인 1643년부터 여러 외교사절단이 적극적으로 협상에 참여했으며 1648년 전쟁 종료와 함께 베스트팔렌 조약이 체결되었고 현대적 의미의 '국가'와 '외교'의 의미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몇 년에 걸쳐 다자간의 협상이 벌어진 베스트팔렌은 독일 지역이었지만 전쟁 승자의 대표가 프랑스였기에 조약은 프랑스어로 기록이 되었고 그 당시 사용한 프랑스 용어가 현대 외교 용어로 남아 많은 분야에서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자주 쓰이는 프랑스식 외교용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데마쉐(demarch) : 발걸음, 거동의 의미이고 국제관계에서 한 국가가 자국의 이해관계가 걸린 일에 대해서 다른 국가를 상대로 교섭하는 행위, 외교적 항의를 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 코뮈니케(communique) : 국제회의나 정상회담 등의 결과에 대한 공식 성명을 발표하는 것, 공식성명을 의미합니다.
· 아타쉐(attache) : 대사관에서 군사, 통상, 문화, 홍보 등 특별한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을 가리키며 전문 외교관이라는 의미입니다.
아그레망을 받아야 하는 외교관
아그레망을 받아야 하는 대상은 1971년 1월 27일 발효된 <외교관계에 대한 비엔나 협약>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협약 제4조에 파견국은 공관장으로 파견하고자 제의한 자에 대하여 접수국의 아그레망이 부여되었음을 확인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고 제7조에 육·해·공군의 무관인 경우에는 접수국의 그의 승인을 위하여 사전에 그들의 명단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어 통상 대사와 국방무관은 아그레망 대상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우리나라는 공사 파견국이 없기 때문에 공사는 아그레망을 고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그레망을 받는 외교관의 책임과 권한
대사와 국방무관은 자국을 대표해 공식 행사를 주최하고, 자국의 대표자로서 공식 행사에 참석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며 무관은 자국의 국방부장관을 대리하기 때문에 정식명칭을 '국방무관'이라고 합니다.
각 국 대사관에서 국경일 행사 등의 주요 행사 시 외교사절을 영접하는 일을 대사와 국방무관이 담당하는 것도 공식행사를 주최할 수 있는 권한이 있기 때문이며 타국 대사관이나 주재국 공식 행사에 대사와 국방무관이 초청장을 받는 것도 아그레망이 주는 권한과 책임의 범위가 담겨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따라서 아그레망은 단순히 접수국의 승인이라는 의미를 넘어 주재국 내에서 공식 행사를 주최하고 외교행사에 공식적으로 참가하는 권한이 부여된다고 생각하면 될 듯합니다.
맺음말
아그레망은 국제법적으로 구속력이 없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하나 이는 많은 국가에서 따르는 관례로, 외교적 예의와 접수국의 주권을 존중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례는 국가 간 외교 관계의 원활한 진행과 임명된 외교관이 주재국에서 수용될 수 있도록 보장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그레망 승인을 위한 절차와 프로토콜은 국가마다 고유하게 존재할 수 있으며, 이에는 다양한 요소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관련 국가 간의 외교 관계와 상황에 따라 다양한 접근 방식을 가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그레망 처리 방식은 국가 간의 상호 합의와 절차에 따라 결정되며, 다른 국가와의 관계에서도 다를 수 있습니다.
아그레망은 외교 관계에 있어서 중요한 과정이며, 외교적 예의와 접수국의 주권 존중을 강조합니다.
이는 국가 간의 대화와 협력을 원활히 진행시키고, 외교관의 역할과 지위를 적절히 보장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아그레망이 외교관계에서의 요식행위가 아니라 국가 간 상호 이해와 외교관계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중요한 절차라는 것을 인식하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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